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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트우드 맥(Fleetwood Mac)의 음악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Dreams>라는 곡인데 이들의 유일한 빌보드 싱글차트 1위 곡이다. 그렇다고 이들을 '에이 별거 아니네'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1968년부터 현재까지 라이브앨범 포함하여 정규앨범만 무려 26장의 앨범을 냈으며 오늘 소개할 곡 <Dreams>가 포함되어 있는 1977년 발매된 그들의 최고 흥행 앨범이자 12번째 정규앨범인 Rumours 는 자그마치 31주 동안 빌보드 앨범차트 1위를 지켰다. 또한 Rumours 는 공식과 비공식 집계를 합산하여 4천만장 이상이 팔려나간 세계에서 10번째로 많이 팔린 앨범이다. 1 이정도 되면 '전설의 앨범'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2
▲Rumours 앨범
밴드 소개를 잠시 하자면 플리트우드 맥이 결성되던 1968년에는 피터 그린(Peter Green)의 주도 하에 밴드가 결성되는데 믹 플리트우드(Mick Fleetwood), 제레미 스펜서(Jeremy Spencer), 존 맥비(John McVie)까지 하여 4인조가 그들의 첫 앨범을 녹음하는 초장기 맴버구성이다. 팀의 이름은 믹 플리트우드의 '플리트우드'와 존 맥비의 '맥'을 따서 '플리트우드 맥'이라는 이름을 만든다. 후에는 맴버구성의 변화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사실인 피터 그린이 팀을 나갔다는 것과 키보드 치는 크리스틴 맥비(Christine McVie)가 들어오는 것과 기타리스트인 밥 웰치(Bob Welch)가 들어왔다는 사실만 알고 건너 뛰기로 하자.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플리트우드 맥의 맴버 구성은 밥 웰치가 팀을 나가면서 믹 플리트우드는 기타리스트가 필요하게 되었는데 그러던 차에 Buckingham Nicks 라는 앨범을 듣고 기타리스트인 린지 버킹햄(Lindsey Buckingham)에게 러브콜을 보내는데 조건 하나 붙는다. 자신의 여자친구인 스티비 닉스(Stevie Nicks)와 함께 가는 조건이면 팀에 합류하겠다는 것이었고 믹 플리트우드는 이를 받아들인다. 스티비 닉스가 누구인가, 지금은 아줌마 포스 풍기는 살찐 아줌마이지만 젊어서는 여신포스 풍기는 미인이었다. 잡담 하나 하자면 잭 블랙 주연의 영화 스쿨 오브 락(School of Rock)을 보면 깐깐한 여자 교장 선생님에게 야외수업 허락을 받기 위해 잭 블랙이 그녀가 스티비 닉스의 팬인 것을 알고 펍으로 데려가 스티비 닉스의 Edge of Seventeen 을 틀어서 교장이 음악에 심취해 있을 때 엉겁결에 허락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이리하여 스티비 닉스까지 하여 밴드는 5인조가 되고 1975년 플리트우드 맥의 11번째 앨범인 밴드와 동명의 Fleetwood Mac 을 발표하게 되고 이것이 전설의 신호탄이 된다. 과거의 10개의 앨범은 차트성적이 지지부진 했지만 이 앨범은 밴드 최초로 빌보드 앨범차트 1위를 차지한다. 그리고 1977년 12번째 스튜디오 앨범인 Rumours 가 나오게 되고 이 앨범이 어느정도 흥행작인지는 이미 설명했다.
▲(좌로부터)존 맥비, 믹 플리트우드, 크리스틴 맥비, 린지 버킹햄, 스티비 닉스
<Dreams>라는 곡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12집 앨범 Rumours 에 들어 있는 곡인데 스티비 닉스가 작곡한 곡이다. 곡이 나온 배경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Rumours 를 준비할 당시에 공교롭게도 밴드 맴버들의 애정전선에 동시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일단 이름에서 눈치 챘겠지만 밴드 맴버였던 존 맥비와 크리스틴 맥비는 부부사이였다. 둘의 사이는 이 즈음 매우 안 좋아져서 결국 1977년에 이혼하게 되었고, 믹 플리트우드의 아내는 저 유명한 패티 보이드(Pattie Boyd)의 동생인 제니 보이드(Jenny Boyd)였는데 둘은 1970년에 결혼하여 1976년에 이혼을 하고 1977년에 다시 결혼하여 1978년에 두 번째 이혼을 한다. 마지막으로 이 곡의 탄생 배경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린지 버킹햄과 스티비 닉스의 관계인데 그 둘 또한 이 즈음 사이가 소원해져서 결별의 수순을 밟고 있었다. 모든 결과에는 이유가 있는 법인데 남녀관계에는 남들이 모르는 사정들이 있겠지만 필자가 생각을 해 보면 아마 이들이 밴드생활에 있어서 너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것이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과거에 플리트우드 맥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보면 이들은 거의 스튜디오에서 동고동락하며 살다시피 했다고 한다. 하루에 21시간을 녹음을 했다느니 어쩌느니 하는 소리를 들었던 적이 있다. 게다가 수 개월간 전국 투어까지 다녔으니 가까워도 너무 가깝게 지낸 것 같다. 남녀사이도 너무 붙어있으면 서로 안 좋은 점도 많이 보이고 싫증도 나고 하지 않던가. 순전히 필자의 생각이지만 말이다. 어쨋든 그렇게 치열하게 작업을 했기에 11집부터 해서 흥행가도를 달리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시 <Dreams>로 돌아와서, 이 곡은 스티비 닉스의 린지 버킹햄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내고 있는 곡이다. 같은 앨범에 린지 버킹햄이 쓴 <Go Your Own Way>라는 곡을 듣고 스티비 닉스는 매우 서운한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Go Your Own Way>의 가사는 한 마디로 '이제 네 갈 길 가라'라는 가사이다. 한 마디로 헤어지자는 것과 진배없는 가사인 것이다. 스티비 닉스가 꼭 그 곡을 듣고 이 곡은 썼다기 보다 복합적으로 소원해져 있는 사이인 상태에서 린지 버킹햄에게 느끼는 감정들을 가사로 써낸 곡이다. 가사를 조금만 살펴보자. 3
Thunder only happens when it's raining
Players only love you when they're playing
Say women they will come and they will go
When the rain washes you clean, you'll know, you'll know
의역하자면 '천둥번개는 오로지 비가 오고 있을 때만 친다. 날라리들은 놀 때만 너를 사랑하지. 네 주변에 있는 여자들은 그저 잠깐 머물다 떠날 여자들이야. 비가 너를 씻기고 지나가면 넌 알게 되겠지' 정도 되겠다. 아주 허접한 번역이라서 그렇지 이 곡의 후렴구인 이 부분은 은유를 사용하여 매우 시적이다. 직설적으로 널 사랑한건 아무래도 실수인 것 같으니 네 갈 길 가라고 말하는 <Go Your Own Way>와는 일견 느낌이 많이 다르다.
▲스티비 닉스
스티비 닉스는 스튜디오에 있다가 그냥 우연히 쿵짝쿵짝 드럼패턴과 3가지 코드의 아주 간단한 조합이 떠오르고 그렇게 10분도 안되서 곡이 대략 완성된다. 항상 명곡은 순식간에 나온다는 정설을 그대로 따르는 일화 되겠다. 하지만 그 투박한 곡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은 린지 버킹햄이다. 그는 3가지 코드로만 구성된 간단한 곡을 지루하지 않도록 편곡한다. 자기를 까는 곡에 생명력을 불어넣다니 뭔가 역설적이지 않은가. 크리스틴 맥비는 1997년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상한다.
"I thought, This is really boring, but the Lindsey genius came into play and he fashioned three sections out of identical chords, making each section sound completely different." - Christine McVie -
한 마디로 처음에는 곡이 무척 지루하고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천재' 린지 버킹햄이 만지고 나서 좋아졌다는 것이다.
결국 이 둘은 헤어졌지만 밴드가 와해되진 않았다. 중간에 각자 밴드에서 빠진 기간이 있고 다른 맴버가 들어왔다 빠지는 시기가 있지만 여전히 플리트우드 맥의 다섯명의 맴버 그대로 활동중이다. 린지 버킹햄은 2000년에 자신보다 20살이 어린 여자와 결혼 하여 아이도 낳고 가정을 잘 꾸리고 있고, 스티비 닉스는 1983년에 자신의 친구가 죽으면서 홀아비가 된 킴 앤더슨(Kim Anderson)과 결혼하지만 불과 몇 달 지나지 않아 이혼을 하고 그 이후로는 결혼은 하지 않지만 이쁘기 때문에 남자는 꾸준히 사귄다. 그녀는 이글스의 드러머이자 <Hotel California>를 부른 돈 헨리(Don Henry), <You're Only Lonely>의 주인공 제이디 사우더(J.D. Souther), 이글스의 기타리스 조 월쉬(Joe Walsh)와도 사귄 이력이 있다. 4
▲스티비 닉스(좌) 린지 버킹햄(우)
플리트우드 맥의 2004년 보스톤공연에서 스티비 닉스가 11집인 Fleetwood Mac 의 수록곡인 <Landslide>를 부르기에 앞서 그녀는 자신이 이 곡을 쓸 수 있도록 기타를 알려준 린지 버킹햄에게 감사하며 이 곡을 그에게 바친다는 말과 함께 노래를 시작하고 린지 버킹햄은 손 키스로 화답한다. 곡의 간주 부분에서 스티비 닉스는 린지 버킹햄의 뒤로 가서 어깨에 손을 올리는가 하면 곡이 끝난 뒤에는 서로 어깨 동무를 하며 손 깍지를 끼고 스티비 닉스의 머리에 키스를 한다. 이게 참 보기에는 아름다운데 린지 버킹햄의 와이프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면서 김치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쿨한 빠다의 정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며 마치도록 하겠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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