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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의 <Angie>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곡은 뒷 이야기가 무성하여 <MBC 서프라이즈>에서도 소개 된 곡인데 실상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당사자들간의 의견이 엇갈리고 누구 말이 맞는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소개하기에 앞서 어떤 곡인지 곡 설명부터 해보자.
▲앨범 Goats Head Soup의 앨범 자켓
이 곡은 1973년 정규앨범 <Goat's Head Soup>에 수록된 곡으로써 롤링 스톤즈는 이런 어쿠스틱 발라드곡이 거의 없을 뿐더러 발라드 곡으로 미국 싱글 차트 1위에 오른 유일한 곡이기도 하다. 특히 이 곡이 담긴 앨범은 그들이 처음으로 로스엔젤레스나 런던의 녹음실을 벗어나서 자메이카 Kingston에 위치한 Dynamic Sounds Studio에서 녹음을 한 앨범인데 치안상태가 좋지 않은 탓에 무장군인들의 보호를 받으며 스튜디오에 도착하여 문을 모두 걸어잠구고 녹음 했다고 한다. 1
가사의 내용은 간단하다. 남자가 여자를 찬 것인지 차인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쨋든 헤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헤어지는 마당에 남자가 여자에게 하는 말인데 시시콜콜하다면 그럴 수 있는 내용이다.
문제는 이 가사 안의 여성인 Angie가 누구인가를 두고 추측이 난무했다는 것인데 가장 유력한 후보가 얼마 전 작고한 데이빗 보위(David Bowie)의 첫 번째 아내였던 Mary Angela Barnett이다. 그녀의 별칭이 Angie이며 Angie Bowie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데이빗 보위와 그녀는 1970년에 결혼하여 1980년에 이혼하게 되는데 이 앨범이 나온 1973년은 데이빗 보위와 엔지 보위는 결혼한 상태인데 바람둥이의 대명사 믹 재거(Mick Jagger)가 데이빗 보위의 아내인 앤지와 바람을 폈고 두 사람이 헤어지면서 그녀를 생각하며 쓴 가사라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사람들 사이에 유명한 가설 첫 번째라고 하겠다. 물론 믹 재거는 부인한다. 2
"People began to say that song was written about David Bowie's wife but the truth is that Keith wrote the title. He said, 'Angie,' and I think it was to do with his daughter. She's called Angela. And then I just wrote the rest of it." - Mick Jagger -
해석하자면 곡 제목은 키스 리처드가 붙였다. Angie는 키스 리처드의 딸의 이름에서 따온 것 같다. 난 나머지 가사를 썼을 뿐이라는 것이다. 믹 재거라는 인물이 얼마나 여성 편력이 심한지 이 말을 믿는 사람보다 믿지 않는 사람이 더 많다. 예전에 어느 미국 티비 프로그램에서 믹 재거가 여태 같이 잔 여자의 수는 몇명일까를 재미삼아 계산해보는 장면을 봤던 기억이 있다. 물론 장난식으로 계산하는 거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이라도 안다면 마냥 장난으로만 받아 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나름대로 그의 과거를 기반으로 계산을 해 간다. 그리고 결과는 2천명이 넘었다. 한 가지 일화를 더 소개하자면 에릭 클랩튼이 자서전에서 회고 한 내용인데 정확한 년도는 기억이 안나지만 클랩튼은 새로운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었는데 그녀가 믹 재거의 열혈 팬이어서 믹 재거를 만나게 해달라고 졸랐는데 믹 재거가 어떤 인물인지 아는 에릭 클랩튼이 그 당시 굉장히 불안해서 안절부절 못했다는 내용이 있다. 이처럼 믹 재거는 그 마른 체구와 여드름 많은 얼굴임에도 미인이란 미인은 다 후리고 다닌 것이다. 여자들 역시 그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노래하면서 하는 믹 재거 특유의 몸짓은 섹시함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마룬파이브(Maroon5)의 <Moves Like Jagger>의 가사는 믹 재거처럼 움직여서 여자를 후리겠다는 가사이며 뮤직비디오는 믹 재거의 움직임을 여러 사람들이 따라하는 내용이다. 사실 믹 재거의 움직임은 요새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렇게 섹시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케샤(Ke$ha)의 미국차트 1위를 차지한 <Tik Tok>의 가사에도 믹 재거를 언급한 내용이 있다. 3"We kick 'em to the curb unless they look like Mick Jagger!" 해석하면 "믹 재거처럼 보이지 않는 남자는 다 까버릴거야!" 정도 되겠다.
▲믹 재거
한 가지 다른 추측은 이 앤지라는 이름이 이 곡을 쓴 롤링 스톤즈의 기타리스트 키스 리처드(Keith Richards)의 첫 번째 부인이었던 Anita Pallenberg에서 영감을 얻어 왔다는 것인데 2010년 키스 리차드는 자신의 자서전 Life에서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다. 4
"It was not about any particular person; it was a name, like ohhh, Diana."
- Keith Richards -
앤지란 이름은 특별한 사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이를테면 어떤 노래에서 '오~ 다이애나' 하듯이 그냥 쓴 이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주장은 데이빗 보위의 첫 번째 와이프인 앤지가 1990년에 미국의 The Joan Rivers Show에 나와서 하는데 다름이 아니라 자신의 남편이었던 데이빗 보위가 믹 재거와 연인관계였다는 것이고 <Angie> 또한 자신이 아니라 데이빗 보위를 두고 쓴 가사라는 것이다. 당시 미국사회에서도 동성애는 꽤나 충격적인 주제였는지 쇼의 진행자가 교체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리고 이 주장은 신빙성이 있다. 믹 재거와 데이빗 보위는 서로의 성적인 매력에 끌려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는데 그것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앤지 보위는 자신이 집에 들어왔을 때 가정부가 데이빗 보위가 다른 사람과 있다고 귀뜸해주었고 곧장 침실 문을 열었더니 남편인 데이빗 보위와 믹 재거가 나체로 누워있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던 일이었다고 회상한다. 이 주장을 뒷받침 해주는 정황은 많은데 대표적으로 데이빗 보위의 백 보컬이었으며 한동안 데이빗 보위와 동거했던 Ava Cherry의 증언이다.
"Even though I was in bed with them many times, I ended up just watching them have sex.” - Ava Cherry -
심지어 자신이 그 둘과 침대에 있을 때 둘만 섹스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그들의 개방적인 성 문화에 적응 안 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록 스타나 팝 스타들의 사생활은 이런식이 많으니 너무 충격받지 마시라. 이것이 그들의 사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이런 주장에 대한 데이빗 보위의 반응을 보자면 앞 뒤가 맞지가 않다. 어떤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매력적인 모든 것에 끌린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시간이 흐른 뒤에는 사실 본인은 이성애자가 맞다고 하면서 말을 뒤집기 일쑤다. 하지만 과거에 난잡한 성생활을 했다는 것은 그가 직접 증언하기도 했고 사실임에 분명한 것 같다. 심지어 첫 번째 와이프인 앤지와의 인연도 집단 성관계에서 시작되었다. 둘은 결혼 생활을 하면서도 여럿이서 함께 섹스하곤 했다. 데이빗 보위는 초기에 글램 록(Glam Rock)을 하면서 자신을 지기 스타더스트(Ziggy Stardust)라는 가상의 인물로 설정하여 이상한 복장과 분장을 하곤 했다. 중년 이후의 그의 멋진 모습에 익숙한 팬들이라면 참으로 게이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의 음악성을 폄하하면 안 되겠다. 그는 죽는 그날까지 누구보다 실험적인 사운드를 들려주었던 뮤지션이며 영국의 기사 작위 5도 두번이나 걷어 찬 인물이다. 6
▲데이빗 보위(좌)와 믹 재거(우)
<Angie>의 진실은 믹 재거와 키스 리처드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은 추측일 뿐이다. 어쩌면 키스 리처드의 말대로 <Angie>는 그냥 별 뜻 없는 이름인데 사람들이 이래저래 의미를 부여한 것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이 곡이 미국 차트 1위를 했다는 사실과 좋은 곡이라는 사실이다.
- 미국차트 1위, 영국차트 5위 [본문으로]
- 롤링 스톤즈의 보컬이며 Angie의 가사를 쓴 장본인 [본문으로]
- 록 스타들의 사생활에서 이성과의 관계는 워낙 많아서 그 여성이 누구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그렇게 비중이 있던 인물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본문으로]
- 둘은 끝내 결혼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12년간 세 명의 자녀를 두었기 때문에 편의상 부인이라고 하겠다. [본문으로]
- 70년대에 유행했던 록의 한 장르로서 남성이 여성스러운 복장과 화장을 한다. [본문으로]
- 대영제국 훈장. 아무나 받는 것이 아니다. 비틀즈 또한 받은 바 있으나 존 레논은 영국의 베트남전 참전을 이유로 반납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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